김재명의 재즈와 마음 이야기

칼럼니스트: 김재명

Jazz, K-POP, Classic, CCM 등 여러 장르음악의
작곡과 편곡, 프로듀싱을 하고 있는 뮤지션
현 JM Company 대표

Email: lydianish@naver.com

 
당신의 사랑은 얼마입니까---------재즈칼럼19
06/23/2016 07:23 am
 글쓴이 : Panda
조회 : 3,695  
   http://blog.naver.com/lydianish [293]



당신의 사랑은 얼마입니까?

Giant Steps by John Coltrane



오랜만에 자전거를 탈 생각입니다.


몸이 아픈 이후,

생각보다 회복이 더디어서

선뜻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꼭

먼 들판 저쪽까지 가 볼 작정입니다.


달릴 때 마다 '쉬섹'거리는

나의 다정한 자전거 '쉬섹이'를 타고

그 길을 나서봅니다.



저녁나절 부는 바람은 시원했고

익숙한 들판의 풍경은 '사랑'스러웠습니다.


사랑...


모두의 가슴에 있다지만

더 이상 쉽게 주고받지 못하게 된

값비싼 사랑.


당신의 사랑은 얼마입니까?



여기, 작은 사랑 이야기가 있습니다;



불행이란 경험해 보지 않은

예쁜 공주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를 둘러 싼 모든 조건은

그녀가 원하는 대로 늘 되어져 있었기 때문에

불행이란 공주님의 삶에서 존재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 같은 사랑이 찾아왔습니다.


달빛에 비친 늠름하고 용감한 왕자님은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들은 사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주님은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왜 밤에만 만나야 하는 걸까 하고 말이죠.


그래서 왕자님에게 말하길,


내일 낮,

이 정원에서 만나는 건 어떨까 하고 제안을 합니다.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왕자님은

공주님에게,


어떠한 일이 있어도

깜짝 놀라 '소리쳐'서는 안된다고 당부합니다.


공주님은 굳게 약속을 했습니다.


왕자님을 너무도 사랑한다고 믿었던 공주님이기에

그 약속은 어렵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낮이 되었고

공주님은 놀라지 않기를 거듭 다짐하며

왕자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것이

아무리 기다려도 왕자님은 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실망하여 되돌아가던 길목에서

공주님은,

난데없이 크고 징그럽게 생긴 개구리 한 마리와 마주쳤습니다.


너무 깜짝 놀란 공주님은

소리를 쳐버렸지요.


소리를 듣고 달려온 시종들이

공주님 곁으로 다가가려는 개구리를 향해

마구 돌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개구리는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로,


공주님은 매일 밤 왕자님을 기다렸지만

다시는 만날 수 없었습니다.



사랑이었지만,

자신의 조건에 부합되는 모습만을 사랑했던 공주님에게

왕자님의 또 다른 모습은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쉬섹이'를 세워두었습니다.


'초록 바다'가 되어버린 들판을 바라보며 앉아 있습니다.


어떠한 설명도 없이 재즈 앨범 하나를 들어볼까 합니다.


, 준비되셨나요?



그냥 들어보세요!



어떻게 들으셨나요?


당신의 사랑을 받을 만큼 이 앨범은 충분히 사랑스러웠나요?


아니면,


생소하고, 기이하고, 이상하고, 빠르고, 복잡하고, 어렵고, 까다롭게 들려서

'듣고 있기 힘들다' 혹은 '듣기 싫다' 라는 생각을 하셨나요?


아마도,

특별한 감성과 귀를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이미 이 앨범에 대한 지식을 가진 소수의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앨범은,


'사랑스럽지 않았을 것'라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이 앨범이

보통 우리가 좋다고 느끼게 되는 '음악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인데요,


,

'사랑받지 못할 요소'로 이루어진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스럽지 않은' 이 앨범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들여다 보겠습니다.


자칫 첫 대면 만으로 외면해 버린다면

이야기 속 공주님처럼

아주 중요한 것을 놓쳐버릴 수도 있을 테니까요.



이 앨범은 '자이언트 스텝스(Giant Steps)'라 불리는데요,

1960, 재즈 뮤지션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이 리더가 되어 녹음한 앨범으로,

수록된 모든 곡은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곡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그의 색깔이 분명한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우선,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이 누구인지 부터 알아 봐야겠군요.


그는 미국의 재즈 섹스폰 연주자이자 작곡가였는데요,

초기에는 비밥(bebop)과 하드밥(hard bop)에 몰두했고,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등을 도와서 재즈에 모드(modes)를 사용하는 실험적 음악에 공헌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프리재즈(free Jazz)라는 음악 쟝르에 중심이 되는 인물인데요,


그와 그의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를 대표하고 있는 프리재즈(free Jazz)를 이해하는 것이 순서일 듯 합니다.


불행하게도 프리재즈(free Jazz)를 한마디로 정의 내린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아방 가르드(Avant-Garde)라고도 설명되어지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프리재즈(free Jazz)란 어떤 특정한 형태와 틀로 규정 지을 수 없는 쟝르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프리재즈(free Jazz)가 나온 시대적 배경을 살펴본다면, 그것에 대한 ''을 조금은 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비밥(bebop)과 하드밥(hard bop)이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던 1940년대와 1950년대를 거치면서, 그 쟝르들이 형성해 왔던 전통과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재즈 정신에 입각한 도전이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걸쳐 광범위하게 일어나게 됩니다.


프리재즈(free Jazz)의 전사들은 재즈사에서 자주 목격해 왔듯이, 기존의 것을 변형, 확장, 부수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데요,

그들의 이러한 노력은

보다 원초적이고 보다 근본적이며 보다 종교적인 무언가를 향해 있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프리재즈(free Jazz)의 거장이 된 필연적 이유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아주 진지하게 영적인 삶을 추구하는 구도자적 인물이었기 때문이죠.


특히, 1957, 마약과 알콜 중독을 극복하게 하는 특별한 종교적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이 때 그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자신의 '영적 사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in gratitude, I humbly asked to be given the means and privilege to make others happy through music.)


결국, 그의 음악들은 치열했던 그의 영적 성장을 보여주는 구도적 산물인 셈이었습니다.



프리재즈(free Jazz)의 가치관은 영적 차원을 음악 속에서 실현하고자 했던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가치관과 시너지를 일으키며 훌륭한 조력자의 역활을 하게 됩니다.


앨범'자이언트 스텝스(Giant Steps)'에는,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만의특별하고 주관적인 언어가 가득한데요,


이러한 언어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최소한의 '기대치'조차 깨어 버리는 동시에, 그 깨진 틈으로 어떤 선입관도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게 하는 '장치'였다고 여겨집니다.


마치 우리가,

어떠한 대상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을 때,

그 대상을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못하는 채로,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게 되는 현상과 같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 앨범에서 그의 특별하고 주관적인 언어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되어질 수 있는데요,

쉿츠 오브 사운드(Sheets of Sound)

콜트레인 체인지스(Coltrane changes)가 그것입니다.


쉿츠 오브 사운드(Sheets of Sound)란 다운 빗(Down Beat)메거진 비평가인 아이라 기틀러(Ira Gitler)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멜로디 표현에 붙인 이름으로, 새롭고 독특한 솔로(improvisation)스타일을 일컫는 말입니다.


John Coltrane(존 콜트레인)만의 새롭고 독특한 솔로, 쉿츠 오브 사운드(Sheets of Sound),

가장 높고 낮은 모든 음역대를 포함하며,

극단적으로 밀집된 뺵빽한 솔로 라인을 구성하되 패턴이 있고,

빠른 알페지오나 스케일 패턴이 주를 이루는 그 라인들을 빠르고 연속적으로 연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콜트레인 체인지스(Coltrane Changes)데 대해 살펴보자면,

화성 진행의 변형이라 말 할 수 있는데요, 일상적인 재즈 코드 진행 대신에 그러한 코드 진행을 대체하는 대체 코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이러한 독특한 코드 세트들이 3도 관계로 연관되어 움직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프리재즈(free Jazz)로 설명되어지는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음악에서 우리는,

예술이 그리고 음악이 더 이상 만국 공통 언어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표현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과, 그러한 표현이 오히려 정형화된 형태나 틀보다 더욱 더 듣는 이의 마음에 편견 없이 와 닿을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 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그의 음악은,

우리가 좋아하는 조건을 갖춘 '사랑스러운' 음악은 아닐지라도

분명 '좋은'음악임에는 틀림없었습니다.



바람이 불고,

'초록 바다'가 크게 넘실 댑니다.


들판 저쪽 노을이지는 그곳으로

힘차게 페달을 밟았습니다.



당신의 사랑은 얼마입니까?


어떤 조건의 사랑을 찾아 헤매며,

또한 어떤 조건의 사랑은 외면했는지.


사랑받을 짓과

사랑받지 못할 짓을 구분하느라


따스한 가슴으로 해야 할 사랑을

머리로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당신의 사랑은 얼마입니까?


상처의 고통으로 일그러져

사랑스럽지 않은 누군가에게

우리는 정녕 관대했는지.



사랑은 비쌀수록 비루하다는 것을.


사랑이란 본래 조건 없이 줄 수 있는 우리만의 '자유의지'라는 것을.


잠들어버린 가슴을 흔들어 깨우며

묻고 또 물었습니다.



당신의 사랑은 얼마입니까?




JM



//모든 칼럼의 저작권은 칼럼니스트 김재명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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