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운석충돌 2억9천만년 전부터 2~3배 급증

연합뉴스 | 입력 01/18/2019 11:38:16 | 수정 01/18/2019 11: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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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RO가 수집한 운석 충돌구 자료
녹색과 청색 점이 지난 2억9천만년 사이에 형성된 운석충돌구이다. [NASA/LRO/USGS/토론토대학/SwRI 제공]​


"지구의 타임캡슐" 달 충돌구 통해 유추…"공룡멸종은 필연"

 

지구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운석이 떨어졌을까?

 

운석 충돌은 약 6천600만년 전 공룡시대를 하루아침에 끝낼 정도로 지구 생명체에는 공포의 대상이지만 약 45억년의 지구 역사에서 얼마나 많은 운석충돌이 있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아 왔다.

 

과학자들이 수십년간 운석 충돌구와 주변의 암석을 방사성 탄소연대측정까지 해가며 꼼꼼하게 분석했지만 운석충돌률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태양계의 다른 행성에 비해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된 충돌구가 적어 연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구의 운석 충돌구는 오랜 세월 비바람에 의한 침식과 지질 작용으로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으며, 흔적만 없을 뿐이지 수억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상당히 많은 운석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추정이 있어 왔다.

 

그러나 이는 '지구의 거울'이라는 달의 운석 충돌구로 유추해 볼 때 사실과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의 소행성 전문가 윌리엄 보트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달 표면의 운석 충돌구를 분석해 약 2억9천만년 전부터 지구에 떨어진 대형 운석이 7억년 전보다 2~3배로 늘었다는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실었다.

 

달이 지구와 비슷한 운석 충돌 역사를 가졌지만 지구와 달리 비바람이나 지질 작용이 없어 운석 충돌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달에 운석 충돌구가 생긴 시점을 특정하는 것이 난제였으나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달정찰궤도선(LRO)이 10년 전부터 달 궤도를 돌며 달 표면에서 방출하는 열을 측정하는 '점쟁이(Diviner)'라는 열 복사계를 통해 해결했다 .

 

 

달 운석충돌구 형성시기 측정 방식

LRO가 밤에 운석 충돌 당시 표면으로 나온 충돌구 주변의 암석과 토양의 열을 측정해 확보한 암석 비율 자료를 토대로 연대를 측정한다. [NASA/LRO/사우샘프턴대학/토론토대학 제공]


밤에 측정된 자료를 통해 열을 가진 암석이 이보다 낮은 열을 가진 작은 알갱이로 된 토양 대비 얼마나 되는지 파악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 시기를 특정했다. 10억년 이전에 형성된 대형 충돌구는 주변에 암석과 바위가 곳곳에 있고 오래된 충돌구일수록 형성된 이후 다른 운석에 더 많이 노출돼 암석과 바위가 더 작고 부드러운 형태를 띤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달의 암석이 토양으로 침식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응용해 10억년 미만의 운석 충돌구 형성 시기를 모두 분석했다.

 

그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던 성과가 나왔다. .

 

우선 달의 대형 운석 충돌구 형성률이 지난 2억9천만년 사이에 7억년 전의 2~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3억년 전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 벨트에서 대형 충돌이 늘어난 것이 원인일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소행성 간 충돌로 만들어진 파편들이 태양계 안쪽으로 흘러들어 지구와 달에 떨어졌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달과 지구의 운석 충돌 수와 시기를 비교한 결과, 서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지구의 6억5천만년 전 운석 충돌구 중 상당수가 침식과 지질작용으로 사라졌다는 주장도 힘을 잃게 됐다.

 

 

LRO가 2014년 촬영한 500m 크기의 운석 충돌구

상단 충돌구 주변에는 하단 충돌구와 달리 암석과 바위가 곳곳에 널려있는데 이는 형성 시기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NASA/애리조나대학/GSFC 제공]


연구팀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매장하고 있어 많은 연구가 이뤄진 '킴벌라이트 암맥(kimberlite pipes)'은 약 6억5천만년 전에 형성돼 침식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곳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같은 지역에서 발견되는 대형 운석 충돌구는 침식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논문 저자인 보트크 박사는 "달은 운석 충돌 역사가 지구와 비슷해 지구 운석 충돌률에 대한 답은 바로 모든 사람의 눈앞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달은 지구의 타임캡슐과 같아 지구에 관한 이해를 돕는다"라고 설명했다.

 

공동저자인 사우샘프턴대학의 지구과학자 톰 거논 박사는 CNN과의 회견에서 공룡시대 때 운석충돌이 급증한 것을 지적하면서 "공룡의 멸종은 지구에 떨어지는 대형 운석의 양이 급증한 것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은 듯하다"고 했다.

 

 

아폴로 17호 우주인 해리슨 슈미트와 달 표면의 바위[NAS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