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페이스북 가상화폐 '리브라' 도입 반대…"규제 필요"

연합뉴스 | 입력 07/17/2019 09: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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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


G7 재무장관 회담서 밝혀…"조건들 충족되지 않아"

 

G7(주요 7개국) 의장국인 프랑스가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Libra) 도입 계획과 관련해 시기상조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파리 근교 샹티이에서 열린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담에서 페이스북의 리브라 출시 구상에 대해 "규제의 필요성이 있다"면서 "강력한 강제규정과 (합의된) 약속이 필요한 데 필요한 조건들이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충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화와 같은 역할과 힘을 가진 어떤 가상화폐도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페이스북은 내년 상반기 중 전 세계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물건을 구매하거나 돈을 송금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 리브라를 출시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이에 대해 미국에서도 이 디지털 화폐가 돈세탁이나 인신매매, 테러 지원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G7 의장국을 맡은 프랑스는 자국 출신인 브누아 쾨르 유럽중앙은행(ECB) 이사에게 리브라와 같은 가상화폐를 연구하는 G7 차원의 태스크포스 설치를 지시한 상태다.

 

일본은행 총재도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도입방침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리브라가 세계적으로 통용되기를 원한다면 각국은 글로벌 차원에서 조율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G7 중앙은행 총재들만 갖고 논의할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는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이른바 '디지털세' 부과 방침과 관련해 이번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우군 확보 행보에도 나섰다.

 

르메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디지털세에 대한 대원칙에 G7이 합의하지 못하면 전 세계 129개 국가들을 상대로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은 더욱 복잡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최근 의회에서 연수익이 7억5천만 유로(9천900억원 상당) 이상이면서 프랑스 내에서 2천500만 유로(330억원 상당) 이상의 수익을 내는 글로벌 IT 기업들에 이들이 프랑스 내에서 벌어들인 연간 총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결했다.

 

프랑스의 디지털세 부과 대상 기업은 미국, 중국, 독일,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지의 IT 대기업 30여개 정도인데, 자국 IT 대기업들이 대거 표적이 된 미국은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보복 관세를 검토하겠다고 경고, 양국 간 갈등 기류가 형성됐다.

 

프랑스는 G7이 디지털세의 대원칙에 합의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원의 전 세계 130여개국을 상대로 한 디지털세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반대하는 가운데 영국, 캐나다도 유보적인 입장이라 이번 회담에서 디지털세의 최저·최고 세율 등에 관한 대원칙의 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