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통령 기후변화 대응 연설에 "경제선진국 체면 세워"

"늦었지만 늦지 않았다. 문제는 발표가 아니라 실천하는 것"
국제 기여도 저조…이명박·박근혜에 '올려달라' 했지만 문 정부 와서도 변하지 않아

기조연설하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차근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1대 경제 선진국으로서 체면이 섰다"고 평가했다.

반 전 유엔사무총장은 29일 부산시 주최로 열린 '세계평화포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속가능발전 목표와 평화'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문 대통령의 기후변화 관련 발표와 관련해) 유엔사무총장이 환영 성명을 발표하는 등 전 세계가 박수쳤다"라면서 "우리는 늦게 도착한 것이지만 그래도 아직 늦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을 하셔서 그나마 저는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체면, 11대 경제 선진국으로써의 체면은 섰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문제는 발표한 게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하는 반기문 전 총장 [차근호 기자]

반 전 총장은 "실천하려면 고통이 따른다. 즉시 산업계에서 '아프고 어렵다'라는 반응이 나왔다"면서 "기후변화에 잘 대처하지 않으면 산업 자체가 존재할 수 없는 만큼 이런 부분을 잘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에서 OECD 가입국들에 매년 GDP의 0.7%를 국제 사회에 기여하도록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0.15%만을 기여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0.15%는 OECD 37개 국가 중 밑에서 두 번째"라면서 "제가 유엔사무총장 재직시절 이명박·박근혜 대통령께 '제발 좀 올려주십시오' 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올 때까지 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에 따르면 GDP의 0.7%를 기여하는 나라는 세계에서도 5개국 밖에 없다. 미국과 일본도 0.35% 수준이다.

 

반 전 총장은 경기 포천에 이어 부산시가 두 번째로 '국제평화 도시'에 가입하게 된 것에 대해 "정말 기쁘고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298개 국가가 국제평화 도시로 가입해 있지만, 부산도 그 이름에 가장 합당한 도시라고 생각한다"면서 "유엔의 3대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 유엔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렀는지 부산만큼 잘 기억하고 있는 도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부산이 그 기억에 기대 국제평화 도시에 가입함으로써 대한민국이 평화를 받은 나라에서 평화를 주는 나라로 나아가게 되었다"면서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